코로나가 아직 미지의 질병으로, 한국에서 확진자가 100명도 발생하지 않았을 때, 좀 쫄보였던 나는 밖에 못나가는 대신 이것저것 즐거운 것들을 집에서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한달 두달 지내보니 이는 정 반대였다. 오히려 모든 선택의 옵션을 스스로 좁히면서 거의 셀프 괴롭힘을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집에서 밥먹고, 학교의 마지막 학기 강의를 억지로 듣고...복습하고 시험치고 숙제하고... 이게 내가 당시에 한 활동의 거의 전부였다. 겨우 새벽 한두시나 돼서야 산책을 다녔는데 이마저도 경로가 제한적이었다. 이른바 다채로움에 대한 감각을 잃었던 시기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2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의 시기는 나를 미치게 만들 것만 같았다. 인생의 C 혹은 C코드만을 잡고 있는 내 자신을 좀 컨셉추얼하게 시간축 위에서 펼쳐 봤다. 필드 레코딩은 피아노 속에서 계속 울린다. 일시적으로 피아노는 내가 살았던 안암동으로 변한다. 이 곡에 쓰이는 샘플러는 내 작품 최초로 Max 를 이용하여 프로그래밍되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Softstep 풋페달 MIDI 컨트롤러를 부분적으로 이용한다.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곡에서 상징놀이는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
In coronavirus crisis... I lived, thought, ate and listened music in a bit different way. Every options for choice got really narrow. There were nothing for me to do except just hitting Cs of my boring daily life. Field recording of this piece is recorded from "Anam-dong, Seongbuk District" which is a residential area surrounding my former house and some home ambience recordings of 2020 March to May. With this field recording material, grand piano's inner space can be transformed to "hyper Anam-dong".
<Performance History> 2020.Aug.29 Liehr Concerthouse, Cheongju City, South Korea Piano & Electronics(Composer himself), toy piano & singing bowl(Hyeree C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