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Quartet(Piano, Bass, Electric Guitar, Drumset) and 4ch fixed+live electronics with 4 performers and 4 mechanical clocks
어떤 음악을 들을 때에 우리는 시간이 흐름을 느낀다. 아마 음악마다 그 시간이 흘러감을 지각하게 되는 정도는 아주 많이 다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곡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지각하는 데에 현저한 장애가 발생하는 다소 극단적이라 할 수 있는 경우들을 모아서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간 지각능력 실험을 진행한다. #1. 긴 시간동안 아주 느린 변화가 발생할 때(대신 그 변화의 프로세스의 강도는 강해야 함) #2. 전혀 펄스나 템포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운드가 지속될 때 #3. 전혀 대위적이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시간 레이어가 병치될 때 #4. 매우 추상적인 장면들이 기약없이 지속될 때 #5. 인과성이 대체적으로 없는 정보가 앞뒤로 나열될 때 #6. 급작스런 휴지부 #7. 이미 아는 정보가 매우 낯선 형태로 다시 제시될 때 #8. 강한 상징성을 가진 해프닝이나 오브젝트의 등장 #9. 랜덤의 요소가 들어간 시변 시스템을 통한 오디오 변조, 혹은 정확한 컨트롤이 어려운 변수를 이용하는 오디오 변조. #10. 텍스트의 등장 #11. 단위시간 당 정보의 양의 차이가 현저할 때 #12. 차폐로 인해 파악을 위해 집중력을 요하는 소리가 나타날 때 #13. 극단적 반복 #14. 음량의 극단적 대비 #15. 청취 환경의 변화가 발생할 때 #16. 음악의 끝나는 지점이 불명확할 때
상기한 항목들은 개별 형식의 컨텐츠가 되기도 하고, 전체적인 형식 형성의 기준이 되기도 하며, 개별 형식들의 수직, 수평적 조합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물론 서로 약간씩 겹치는 부분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곡의 구성성분이 되었을 때의 시간 흐름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며, 오히려 어떤 구간은 시간 흐름이 매우 선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참고로 이 곡에 쓰인 음악적 재료들은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과거의 몇몇 명곡들에서 아주 미시적으로 떼 온 조각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현대음악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그들을 찾아보는 것도 감상의 한 방법일 것이다. 앙상블 TIMF의 위촉으로 쓰인 곡이다. 실시간 신호처리에는 Max 8, 고정된 오디오 파일의 프로그래밍에는 Supercollider와 Purr Data가 이용되었다.